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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라이프 관리

ADHD 증가, 스마트폰이 원인일 수 있을까? 연구로 보는 가능성

by suda-suda 2025. 4. 13.

ADHD증가

스마트폰과 뇌 발달: 단순한 중독이 아닌 구조적 변화

최근 수년 사이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진단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그 중에서도 여성에서 ADHD 진단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 중 하나로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 도구가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숨어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은 단순히 ‘시간 낭비’나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넘어, 뇌의 특정 부위에 반복적이고 강한 자극을 주며, 특히 좌뇌 위주의 발달을 촉진시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극이 좌·우뇌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주의력과 자기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두엽은 인간의 의사결정, 계획, 감정 조절, 충동 통제 등의 고차원적인 사고 활동을 관장하는 뇌 부위로, 이 영역이 발달하지 못하거나 기능이 저하될 경우 ADHD와 유사한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아동기에는 뇌의 유연성과 가소성이 높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신경회로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과사용이 ADHD 유병률 증가에 영향을 줄까?

국내외 다양한 연구에서 스마트폰 사용과 ADHD 유사 증상 간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2018년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한 연구에서는 2,5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에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ADHD 증상이 발생할 확률이 2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서, 디지털 미디어 사용량이 많을수록 집중력 저하, 충동적 행동, 감정 기복 등의 증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분석이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스마트폰 과의존군(중독군) 아동의 뇌 구조를 MRI로 분석한 결과, 전두엽의 백질 발달이 비의존군에 비해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스마트폰이 단지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기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뇌 구조 자체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됩니다.

성인 ADHD 증가, 특히 여성에게 더 두드러진 이유

ADHD는 전통적으로 아동기 질환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성인 ADHD 환자 비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층에서 그 증가세가 두드러지며, 이는 스마트폰, SNS, 멀티태스킹 중심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관이 깊습니다.

전문가들은 SNS 알림, 메시지, 짧은 동영상 등의 끊임없는 디지털 자극이 뇌를 흥분 상태로 유지시키며, 뇌의 ‘주의 네트워크’ 시스템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일상적인 환경에서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한 가지 과제에 몰입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멀티태스킹 환경에서 일하고 가정도 동시에 돌보는 경우가 많아, 디지털 자극이 더 쉽게 주의력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거나 SNS 사용을 제한한 후, ADHD 유사 증상이 완화되었다는 사례도 다수 존재합니다.

예방과 대처: 스마트폰과의 건강한 거리 두기

스마트폰과 ADHD 간의 인과 관계는 아직 명확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는 많은 연구자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까요?

  • 첫 번째는 일상에서의 사용 시간 조절입니다. 하루 1~2시간 이내로 스마트폰을 제한하고, 특히 취침 전 1시간은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 두 번째는 디지털 디톡스 또는 집중력 회복 훈련입니다. 독서, 명상, 운동, 자연 속 산책 등 디지털 자극이 없는 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천하면 전두엽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세 번째는 자녀를 둔 부모의 역할입니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무분별한 유튜브 시청이나 게임 사용을 허용하기보다는, 정해진 시간과 콘텐츠 내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하게 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금지보다는, 건강한 사용 습관의 형성입니다.

마무리하며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온 도구이지만, 주의력과 뇌 건강 측면에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ADHD는 단지 유전적 요인만이 아닌, 환경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스마트폰이라는 환경적 자극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겠지만, 현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스마트폰과 건강한 거리 두기입니다. ADHD의 급증이 단순한 진단의 증가가 아닌, 현대 사회 구조와 디지털 환경의 산물이라면, 그 해답 역시 우리 생활습관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